바다 데이터 플랫폼 탐방
최정호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 / 법학박사
(j.choi@snu.ac.kr)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빅데이터 플랫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난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해양생물학자 더글러스 맥컬리가 해양생태계의 위험을 감지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씀드렸지요. 한국의 플랫폼은 어떤지 한번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바다 관련 데이터 플랫폼들은 데이터셋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나름의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다음 세 가지가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러분들이 찾은 더 좋은 플랫폼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우선,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정보의 융합 활용을 위해 지능형 데이터 허브인 해양수산 빅데이터플랫폼을 구축해 운용하고 있어요. 해양수산정보란 해양, 수산, 해운물류, 해사안전, 항만 분야의 연구 및 산업활동에 활용되느 각종 정보를 말합니다. 이것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해양수산 빅데이터플랫폼의 설명입니다. 이 플랫폼은 국내 공공기관 및 민간, 해외기관과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데이터를 취합하고, 각종 분석 및 정보조회 서비스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선박위치정보, 선박정보, 어선정보, 어선위치정보를 제공하고, 기상청 국가기후정보센터에서 기상관측소, AWS 관측자료, 레이더식 파랑계, 해양기상관측등표, 해양기상관측부이 등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외국의 경우 미항공우주국 SMAP에서 해수면 염분 위성영상, 영국기상청 OSTIA에서 해수면 온도 위성영상 데이터를 제공받습니다.
해양수산 빅데이터플랫폼의 특징은 해양공간종합지도가 아닐까 해요. 여기에서는 바다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여러 레이어 중 특정 데이터에 관련된 것만 따로 볼 수도 있고, 클릭해서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볼 수도 있어요.
출처: 해양수산부 해양수산 빅데이터플랫폼 갈무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연안 빅데이터 플랫폼을 환경 빅데이터 플랫폼에 구축했습니다. 연안 빅데이터 플랫폼은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연안 공간 조성과 연안 데이터 대통합을 위해 탄생했습니다. 연안이란 바닷가를 중심으로 500m~1km인 연안 육역과 바닷가 해안선으로부터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역까지의 사이 또는 해안선으로부터 영해의 외측 한계까지의 사이인 연안해역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연안 빅데이터 플랫폼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국립해양조사원, 국립수산과학원 등 연안 분야 데이터를 관측, 수집하는 공공기관과 연안 분야별 10개 센터를 포함하여 총 24개 기관이 참여합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통해 재난재해, 안전, 레저관광, 어업, 물류, 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 제공, 활용되어 국민 안전 및 복지와 혁신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해당 플랫폼의 설명입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위기의 도시: 우리의 도시가 사라진다>라는 서비스를 통해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도시의 모습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줍니다. 가상도시 G22의 해수면 변화를 IPCC(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토대로 보여줍니다. 과거 20년간 한반도에 태풍이 미친 영향을 적용하여 현실성을 더한 것도 특징입니다.
출처: 연안 빅데이터 플랫폼의 <위기의 도시: 우리의 도시가 사라진다>의 장면 갈무리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해양교통 빅데이터플랫폼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양사고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 각 기관이 나누어 관리되는 각종 해양교통정보를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또 활용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해양교통 빅데이터 플랫폼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경찰청, 기상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운 조합 등 여러 단체로부터 선박검사, 선박 위치, 무선국 검사, 운항관리, 해양환경, 해양사고 등의 데이터를 제공받아 해양교통안전 통합데이터를 관리합니다. 이로써 해양사고 분석 및 사고위험도를 예측하는 정보, GIS 기반 해양교통 분석 정보 그리고 유관기관 데이터 연계/공유 서비스를 중앙정부, 해양관련기관, 선박종사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에서도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독특한 점은 현재, 과거, 미래라는 시간 관념을 이용해서 관련 정보를 시각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해양교통안전의 현재로서 실시간 해양교통정보를 제공하여 실시간 격자별 밀집도 및 교통량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과거의 해양사고 통계를 그림, 그래프, 지도 등 시공간으로 표출하여 해양 안전 관리를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한편, 해양사고 특성을 학습하여 시·공간별 해양사고 발생위험 예측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의 해양교통 예보도 제공합니다.
출처: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 실시간 해양교통 정보 갈무리
이 세 플랫폼만으로도 많은 것을 포괄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여기에 다 모여 있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산호의 생태를 조사하기 위한 데이터는 희귀합니다. 해양교통 빅데이터플랫폼은 처음부터 관련성이 없고, 연안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0건으로 검색됩니다. 해양수산 빅데이터플랫폼에서는 5개 데이터 셋에서 8개 정도의 산호 관련 데이터가 검색되지만 대부분 10년 전 데이터이고 그마저도 논문 등이어서 적어도 이 범주에서는 2023년의 현실을 보여주거나 또는 장기간 변화를 측정한 데이터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데이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